“걱정이 취미세요?”
“걱정이 취미세요?”
  • 장선아 경북과학대 외래교수
  • 승인 2021.09.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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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걱정하는 것 중 하나는 단연코 ‘코로나19’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문화와 가치관을 바꾸어 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으로도 그렇지만 특히 경제적으로 이것이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폐막한 도쿄올림픽도 이것 때문에 1년이라는 시간을 늦추었고, 그나마 무관중 경기를 원칙으로 하여 지구촌 축제 분위기이어야 할 올림픽이 시간에 쫓기듯 급하게 치러졌다는 느낌이 든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백신 공급을 놓고는 정치권의 갈등과 불협화음이 있고,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을 맞고 있다. 소상공인은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으로 손실 규모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의 대면 수업을 못 하게 되어 학교생활의 진면목을 맛보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이고,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력 저하를 걱정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금방 해결될 것 같지 않아 그 걱정의 끝이 가까워 보이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코로나 백신 접종 현황은 전국 완전 접종 약 35%, 전국 1차 접종 약 59%를 기록하고 있지만, 백신 효과의 기대와는 달리 변이 바이러스들의 강한 전파력이 변수로 작용한 시점에서 걱정만 하고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걱정을 안 할 수도 없는 시점에 우리는 놓여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우연히 “걱정이 취미세요?”라는 책을 보게 됐다. 첫 장이 “걱정이 많아서 걱정이면 어떡하죠?”로 시작하는 이 책에의 주된 메시지는 ‘걱정 때문에 행동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일어나지 않은 일 또는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날 확률이 낮은 일을, 많은 시간을 들여 걱정하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었다. 또 한편 이미 어떤 일이 일어났다면 이 일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행동이 당장 필요할 터인데 그런 행동보다는 그 일이 일어난 것을 괴로워하며 걱정하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경고였다. 지난달에는 나도 갑작스러운 발열과 오한, 설사, 근육통 등을 동반한 증상으로 혹시나 코로나 감염이 아닌가 하는 걱정으로 코로나 진단검사부터 하러 달려간 일이 있었다. 음성판정 문자 수신이 올 때까지 원인도 모른 채 걱정하며 치료를 미루고 있었는데 이는 발열 증세만 나타나도 코로나와 연관 짓게 되는 사회적 환경에서 빚어진 새로운 걱정거리인 셈이다.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말이 있다. ‘편안하게 있을 때 위태로울 때를 생각하여 걱정하고 대비하라’라는 뜻이다. 닥치고 나서 그 위기를 극복하려 애쓰는 일은 비효율적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따라서 위기가 닥칠 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위기가 닥치기 전에 미리 생각하고 걱정하여 준비하는 일이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아직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어도, 위기를 미리 생각하여 차분히 대비하는 일이 좋다는 일반적인 뜻이다.
  이것은 “걱정이 취미세요?”에서의 그런 걱정과는 사뭇 차원이 다르다. 그 걱정은 “쓸데없는 고민에 사로잡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전적으로도 “어떤 일이 잘못될까 불안해하며 속을 태움” 또는 “여러 가지 마음이 쓰이는 감정으로, 불안의 일종”으로 정의하고 있어, 결국 ‘불안’이 그 핵심인데, 이때의 불안은 사후의 적절한 해결이 아니라 어쩌면 앞으로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불필요한 사전 고민인 것이다.
조그만 일에도 신경이 쓰이는 선천적 기질로 일의 진척을 미리 걱정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걱정하는 일 자체가 해결해야 할 진짜 문제 발생에 대비하는 것이라면, 이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왜냐하면 ‘거안사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어날 확률조차 지극히 낮은 일을 맹목적으로 걱정하는 경우라면 이는 취미로 걱정을 하는 사람에 속할 것이다.
취미로 하는 걱정은, 부정적 상상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나쁜 예감에 몰입하는 것이므로 자칫 인생에서의 중요한 집중력을 해치는 요소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에서 피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우리가 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지향적인 걱정이 아니라 미래지향적 걱정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취미로서가 아니라 사위(思危)로서의 걱정 말이다. 이는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제대로 된 걱정, ‘코로나19’로 잃어버린 문화 행복을 회복하도록 걱정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일의 해결을 최적으로 하기 위한 사전의 걱정은 사위(思危)로서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필요 덕목이 될 수 있기에, 차근차근 공부하는 자세를 갖추어 나름의 가치관 정립, 강점을 살려 걱정 해결을 위해 다 같이 힘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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