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조정, 국민 눈높이에서
수사권조정, 국민 눈높이에서
  • 경대일보
  • 승인 2019.05.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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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트랙이란 우리나라 국회법 제85조 2 안건의 신속처리를 달리 부르는 말이다.
사안의 시급성에 따라 입법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정한 법적 절차를 말한다.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하려면, 국회 재적의원의 2분의 1 이상이나 소관 상임위원회의 2분의 1 이상의 찬성으로 지정을 요청하고, 재적의원의 5분의 3이나 상임위원회의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지정된다.
패스트 트랙 안건으로 지정이 되면, 지정된 법안 심의 과정에서 유보되지 않고 자동 처리돼 본회의에 상정된다.
다수당의 독자적인 법안 처리가 쉽게 가능할 수 있으므로 법안 통과의 요건이 일반적인 의결보다 높게 규정돼 있다.
2012년 5월 개정된 국회법에 반영된 ‘국회선진화법’의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이다.
기존의 국회법에서는 정당간 합의가 어려운 법안이 상정됐을 때, 국회의 심의 과정에서 장시간이 소요되거나 아예 유보된 상태가 돼, 법안의 적용이 필요한 시기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여러 이유로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안건을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요청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따로 ‘패스트 트랙’이라고도 부른다.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된 경우에는 법에 정한 심의 기간이 경과하면 자동적으로 다음 단계의 입법 절차가 진행되도록 돼 있다.
패스트 트랙으로 어떤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해당 법률안을 다루는 상임위원회 전체 위원의 과반수의 서명이나 전제 국회의원 정수의 과반수 이상의 서명으로 그 법안을 패스트 트랙으로 상정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의장이나 소관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지체 없이 지정 여부에 대해 무기명 투표로 표결하도록 하며, 소관 위원회 재적위원의 5분의 3 이상, 혹은 재적의원의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되면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된다.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됐을 경우, 해당 법안은 상임위원회의 심의(최장 180일), 법사위원회의 검토(최장 90일), 본회의 부의(최장 60일)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때 기간 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해, 법안의 심의 과정이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이미 소관 상임위원회와 국회 재적의원의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요건이 까다롭게 규정돼 있기 때문에, 실제 적용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이 국회 ‘패스트 트랙(신속처리 안건)’에 오른 뒤 검찰의 반격이 본격화하는 모양세다.
당장 검찰은 수사권조정 법안의 핵심 쟁점인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 부여 방안’을 두고 거부감이 극심해 보인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대검 간부회의에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논리로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를 개시하는 국가기관에 수사를 종결하는 권한까지 부여해서는 안된다’는 게 문 총장의 지론이고 보면 관련 조항의 ‘삭제’ 압박으로 비칠만하다.
국민을 앞세운 기득권 지키기가 아니길 바랄뿐이다. 이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법제화되면 경찰 권력이 비대해진다는 우려가 있다. 문 총장의 우려 역시 경청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각종 경찰개혁을 통한 보완책 마련을 시사했다.
문 총장이 공개적으로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하고, 이에 경찰청이 설명자료 형식으로 반박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일단 사태 확산을 막자는 속내가 엿보인다.
공직선거법과 묶어 패스트 트랙 처리하면서 의견 수렴이 미흡했던 게 사실인 만큼 국민 기본권 보장 차원에서라도 심도 있는 논의가 다시 이뤄져야 함은 당연한 처사다.
검경 조직 이기주의부터 차단하는 게 급선무로 보인 수사권 조정은 공수처 설치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개혁 과제다.
국민 기본권은 물론 자치경찰제 등과 맞물려 있는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서둘러 추진하다 보니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졌는 지는 의문이 생기게 마련이다.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이 됐다지만 입법까지는 최소 180일간의 시간이 남아 있다. 형사사법 제도의 초석을 다시 놓는 작업임을 감안해 국회 주도의 철저한 공론화가 필수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완성도를 높여야 국민을 위한 개혁이 된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얼마든지 조직의 의견과 입장을 전달할 수 있겠지만 국민의 권익 보호가 원칙이 돼야 함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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